리턴은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예년 같았으면 섭씨 20도 초반 기온의 서늘한 날씨였을 6월 말 이 태평양 연안 소도시를 폭염이 덮쳤고, 캐나다 최고 기온 기록이 사흘 내리 이곳에서 깨졌다. 지난달 29일 기록된 기온은 무려 49.5도였다.
하지만 이건 더 큰 재앙의 전조에 불과했다. 이틀 뒤인 1일 이 마을이 산불로 전소됐기 때문이다. 돌연 나타난 불길이 강풍을 타고 건조해진 숲으로 빠르게 번져 끝내 마을까지 집어삼켰다. 당국이 대피 명령을 내릴 틈도 없었다.
시커먼 연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자 주민 250여 명은 허겁지겁 탈출을 시도했다. 주민 이디스 로링-쿠항가는 페이스북에 “우리 작은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썼다. 다른 주민 장 매케이는 현지 언론 캐나디언프레스에 “나도 딸도 울었다. 돌아갈 집도 없는데 집 열쇠는 왜 갖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번 일은 적어도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기세는 리턴만 태우고 멈출 정도가 아니다. 2일 C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껏 주 소방 당국이 확인한 산불 발생 지역은 136곳이다. 특히 브리티스컬럼비아주 내륙 도시인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 등 9곳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스파크스레이크 산불은 310㎢에 걸쳐 확산 중인데, ‘통제 불가’ 상태라고 한 당국자가 설명했다.
불은 주로 벼락이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당국자는 “어제 하루 주 전역에서 1만2,000회에 달하는 벼락이 관측됐다”며 “대부분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 부근에서 일어나 산불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현재 200~1,000여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에 긴급 재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