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짝의 다람쥐’,’펄펄 눈이 옵니다’, ‘시냇물은 졸졸졸’, ‘어머님의 은혜’ 등 동요 100여 곡을 작곡한 박재훈 원로 목사가 2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미시사가 트릴리움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캐나다 한국일보가 전했다. 향년 99세.
토론토에 있는 큰빛교회 원로 목사였던 고인은 암 투병 중이었고, 병세가 악화해 지난달 29일 입원한 지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또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손양원’을 비롯해 ‘에스더’, ‘유관순’, ‘함성 1919’ 등 다수의 창작 오페라도 작곡했다. 손양원은 2012년 서울에서 초연한 후 누적 관객 10만 명 이상을 기록했고, 함성 1919는 3·1운동 100주년에 즈음해 2019년 KBS홀에서 공연됐다.
최근 암 투병 중에도 3·1 독립운동사를 오페라로 만들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토론토 한인합창단을 창설해 지휘자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인은 1922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평양 요한학교를 졸업하고 동경 제국고등음악학교에서 수학했다. 미국 웨스트민스터대에서 교회음악 석사학위를, 캘리포니아주 아주사 퍼시픽대학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양대 음대 교수를 지냈다.
고인은 평생 동요와 찬송가, 성가곡 1500여곡을 작곡했다. 광복 당시 평안남도 강서군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던 고인은 일본군 군가 말곤 부를 노래가 없던 아이들을 위해 동시에 곡을 붙여 동요를 만들었다. 한국인이 쓴 찬송가가 거의 없음을 알고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등을 작곡해 ‘교회음악의 대부’로 불렸다. 한국교회 제1호 지휘자로도 활약했다.
한양대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1972년 국내 최초 창작 종교 오페라 ‘에스더’를 선보였다. 이듬해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1979년 캐나다로 건너간 그는 60세에 목사 안수를 받고 토론토 큰빛장로교회를 개척했다.
암투병 중에도 최근까지 독립운동사를 오페라로 만들다 세상을 떠났다.
유족 측은 큰빛교회와 장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