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교회의, 과거 원주민 어린이 학대 인정·사과

캐나다 주교회의가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발견된 원주민 어린이 유해 발견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의 뜻을 표했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가을 정기총회 후 2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과거 일부 가톨릭 학교에서 중대한 학대가 자행됐음을 인정하며, 크나큰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성명은 “당시 학대가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문화적, 성적으로 자행됐다”며 “토착민의 풍부한 역사와 전통, 지혜를 존중하지 못했으며, 토착 언어와 문화, 영성이 억압됐다”면서 과오를 인정했다.

지난 5월과 7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세인트 유진 기숙학교 등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19~20세기 원주민 어린이들의 유해가 묻힌 무연고 무덤이 잇따라 발견됐다. 1900년대 초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동화시키기 위해 어린이들을 그리스도교계 기숙학교를 다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유해는 당시 7~15세 원주민 어린이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당시 질병과 학대 등으로 숨진 수많은 아이의 유해가 100여 년이 훌쩍 지난 최근 발견된 것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15년부터 이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며, 적어도 4000명 이상의 학생이 기숙학교를 다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후 캐나다 전역 성당 수십 곳에서 방화 등 동시다발적 테러가 발생하는 등 보복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캐나다 주교회의는 65개 교구 주교들의 만장일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치유와 화해의 과정도 약속했다. 성명은 “각지에서 사목적 지원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치유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토착 문화와 영성에 함께하도록 성직자들도 교육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2월 원주민 대표단을 바티칸에서 만나 식민지 개척 시대에 자행된 잘못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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