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다만 집권 자유당이 원내 1당 자리는 수성했지만 과반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여 트뤼도 총리가 원했던 여소야대 정국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공영 CBC방송 등에 따르면 자유당은 20일 실시된 제44대 캐나다 총선에서 하원 총 338의석 중 157석을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제1야당 보수당은 121석, 블록퀘벡당이 32석, 좌파성향 신민주당(NDL) 24석, 녹색당이 3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편 투표 집계에 시간이 걸려 일부 결과가 확정되는 데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선거 결과는 자유당의 원내 1당 수성으로 결론지어지는 기류다.
집권 자유당이 원내 1당을 지키고 사실상 트뤼도 총리의 세 번째 총리직이 확정됐지만 트뤼도 총리가 던진 승부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자신감을 얻은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023년 10월로 예정됐던 다음 총선을 2년 앞당긴 조기 총선 카드를 던졌다.
여당인 자유당을 다수당으로 만들기 위한 승부수였다. 자유당은 지난 2019년 총선에서 338석 중 156석을 얻는데 그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자유당의 의석은 제자리 걸음에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4차 확산이 한창인 가운데 불필요한 선거라는 여론의 역풍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거 초반 자유당은 33~34%대 지지도로 27~28% 수준에 그친 보수당에 우위를 과시했으나 즉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되는 돌발 악재로 고전했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결국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자유당 정부 재집권을 허용하되 과반 다수 의석은 유보하는 냉정한 선택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