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붕괴 등의 여파로 ‘국민 감미료’ 메이플시럽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캐나다가 비축분 방출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공급망이 붕괴하고 단풍나무 수확에도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수요와 가격이 급등하자 공급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캐나다 퀘벡메이플시럽생산자연맹(QMSP)은 이날 약 2200만㎏의 메이플시럽을 시장에 푼다고 밝혔다. 이는 QMSP 비축분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QMSP는 ‘메이플시럽 분야의 OPEC’(오펙·석유수출국기구)으로 불릴 만큼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퀘백이 전 세계 메이플시럽 공급량의 거의 70% 이상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세계 메이플시럽 총 생산량 1억 8300만kg 가운데 6000만kg이 퀘벡 숲에서 나왔을 정도다.
엘렌 노르망댕 QMSP 대변인은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 우리는 비축분을 보유해둔다”며 “가정에서 메이플시럽을 못 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수확과 공급에 제한이 생긴 반면 이동 제한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다시 길어지면서 가정마다 직접 요리를 하는 등 수요가 급등해 공급 부족 사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단풍나무 수액을 추출해 만드는 메이플시럽은 북미 지역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이 시럽을 뿌린 팬케이크와 토스트가 미국과 캐나다인의 주된 아침식사 메뉴이기 때문이다.
단풍나무는 재배 과정에서 다른 수목보다 기온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BBC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올해 수확량이 전년 대비 25% 가까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메이플시럽 판매량은 36% 증가해 ‘시럽 대란’에 직면했다.
캐나다에선 메이플시럽이 범죄의 표적이 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12년 당시 약 1800만 캐나다달러(약 166억 7000만 원)어치의 메이플 시럽 3000톤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도난 당한 시럽의 60% 가량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방송은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QMSP가 ‘가장 중요한 식재료’인 메이플시럽의 가격과 공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비축분을 활용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미국에서는 장난감이 동나고 브라질에서는 커피 생산자들이 타격을 입는 등 곳곳에서 상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