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
– 7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9.2% 하락, 식료품 가격은 9.9% 상승
–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인 자체 PB상품 인기
러-우 사태 이후 2022년 6월 리터당 209.7캐나다 센트까지 치솟았던 기름 값이 최근 리터당 160캐나다 센트대로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밥상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캐나다 식품 공급 업체는 올 가을까지 식품 가격 인상은 여전히 진행 중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9% 상승했고 특히 베이커리 제품의 가격은 13.6%까지 치솟았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7월 13일 기준 금리를 2.5% 인상하면서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밝혔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준 금리 인상과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속 캐나다의 식료품점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식료품 가격 동향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상승했다. 그러나 월간 상승률로 따져 봤을 때 1년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둔화된 수준이다. 7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9.2% 하락한 반면 천연가스나 식료품과 같은 비내구재의 가격은 상승했다. 휘발유를 제외한 물가는 전년대비 6.6%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 상승폭은 1981년 8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식료품 카테고리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달걀 15.8%, 커피와 차 13.8%, 과일류 11.7%, 과일 조제류 10.4%, 설탕 및 과자류 9.7%, 무알콜 음료는 9.5%가 인상되었다. 더불어 캐나다 유제품 위원회(CDC, Canadian Dairy Commission)가 올해 두 번째로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한 승인을 받음에 따라 9월부터 우유 가격이 약 2.5% 증가 수준인 리터당 약 2캐나다 센트가 상승할 전망이다. 이 여파로 우유로 만든 유제품 및 빵, 디저트류의 가격은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 설문조사
식료품 가격의 향상으로 소비 습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시장조사기관인 Statista 온라인 설문 결과, 18세 이상 성인 응답자 62%가 ‘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소비 행동 변화’에 대한 답변으로 외식을 덜 한다고 답했고 46%가 더 낮은 품질의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35%의 응답자는 고기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했고 21%는 과일이나 채소 같은 신선 식품의 소비를 줄였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이 가져온 소비 패턴의 변화
캐나다의 자선단체 데일리 브래드 푸드뱅크(Daily Bread Food Bank)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23%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필요한 것보다 적게 먹는다고 답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6만 명의 사람이 무료 푸드 뱅크를 이용했으나 그 숫자가 급격히 늘어 2022년 말에는 2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식품 소비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캐나다의 주요 식료품 유통 업체 중 하나인 로블로(Loblaws)의 자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이후 소비자들은 더 자주 식료품점에 방문하지만 장바구니는 가벼워졌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규제가 완화된 이후 식료품 구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조금 더 저렴한 상품을 찾기 위해 자주 방문하고 덜 사는 소비 트렌드가 생긴 것이다. 로블로(Loblaws), 메트로(Metro)와 같은 주요 유통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소비자들의 가장 두드러지는 소비 패턴 변화는 가치 소비 성향 강화, 할인 쿠폰이나 저가 할인점으로의 이동 그리고 PB 상품 소비의 증가 등이 있다.
캐나다 주요 식품 유통 공급망 종류
시장조사기관 Statista의 식음료 소매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전역에는 약 2만 7,000개의 식료품점이 있으며 그중 1/3이 온타리오에 위치해 있다. 캐나다 전역에 약 2,4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로블로(Loblaws)의 규모가 가장 크며 그 뒤를 1,4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즈(Sobeys)가 뒤따른다. 이외의 주요 식품 유통 업체로는 월마트(Walmart), 노프릴스(No frills), 메트로(Metro) 등이 있다.
KOTRA 토론토 무역관이 직접 현장에서 가격 비교를 한 결과 메트로(Metro)의 식료품 가격이 대체적으로 높았다. 대표적으로 밀가루 가격을 비교해보면 메트로(Metro)는 월마트(Walmart), 노프릴스(No Frills), 로블로(Loblaws) 중에서 7.49캐나다 달러로, 가장 저렴한 5.99캐나다 달러보다 1.5캐나다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Gala 사과의 가격은 월마트(Walmart), 노프릴스(No Frills), 로블로(Loblaws) 모두 2캐나다 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노프릴스(No frills)에는 “노네임(No Name)” 이라는 자체 브랜드 상품들이 있는데 이는 다른 식료품점의 할인가와 견주어도 될 만큼 저렴한 가격을 형성했으며 대표적으로 휴지, 올리브오일, 호일 등의 상품이 있다. 실제로 노프릴스(No Frills)는 월마트(Walmart)와 함께 저가 식료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편, 로블로(Loblaws)는 할인율이 높은 중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고 메트로(Metro)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캐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월 평균 소매 가격을 비교한 표를 살펴보면 2021년 6월과 2022년 6월 사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식용유가 차지했다. 식용유는 2021년 6월에는 평균 7캐나다 달러에 판매되었지만 2022년 6월에는 평균 11캐나다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사이 4캐나다 달러가 인상되었다. 이 밖에 닭가슴살 1kg의 가격은 12.77캐나다 달러에서 14.84캐나다 달러로, 양파 1kg의 가격은 4.3캐나다 달러에서 5.5캐나다 달러로 인상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보는 캐나다 식료품 소비패턴 변화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 가중이 예상되는 가운데 식품 유통 업체는 어떤 변화를 감지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지 한인 유통 업체인 Korea Food Trading의 서동휘(Don Seo) 영업 총괄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통 업체가 감지한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 패턴의 변화가 있나요?
A1) 물가 부담 때문인지 필수 식료품에 대해서는 저가 할인점으로의 이동이 많아졌으며 할인 쿠폰을 찾는 고객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자체 PB상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습니다.
Q2) 소비자 설문 조사 중 식료품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간단한 음식을 더 많이 찾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결과가 있는데, 인플레이션 이후 특히 판매가 줄거나 증가한 제품이 있나요?
A2) 인구, 소득 수준, 식습관에 따라 편차가 크며 앞서 대답한 바와 같이 필수 식료품에 대해 저가 할인점을 찾는 경향은 두드러졌으나 판매 증감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유기농 제품이나 고품질 제품의 판매가 감소했거나 하는 수요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임의 소비재의 경우 구매가 30~40% 이상 감소하였으며 유통 업체에서는 재고에 대한 비축을 줄이거나 매대 진열을 없애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Q3)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식품 유통업계의 노력은 무엇이 있나요?
A3) 중간 유통망을 줄이고 구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급가의 상승분을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보다는 유통 업체의 마진을 축소하여 고객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사에서는 최근 면류 상품을 월마트(Walmart)에 유통시 두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약10%, 20% 인상하였으나 소비자 가격의 인상률은 5% 이내에 그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주요 식품 유통 업체인 로블로(Loblaws), 소비즈(Sobeys), 메트로(Metro), 코스트코(Costco), 월마트(Walmart) 등에서는 중간 유통망을 줄이고 구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자체 PB 상품 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사점 및 전망
식품 소매업은 캐나다에서 가장 크고 경쟁이 치열한 산업 중 하나로 2021년 식음료 소매점의 매출은 144억 캐나다 달러를 차지했다. 2022년 2분기 식품 유통 업체들의 매출은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로블로(Loblaws)의 1분기 이익은 40%가 증가했고 소비즈(Sobeys)는 27%, 메트로(Metro)는 15% 증가했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Angus Reid Institute)에 따르면 캐나다인 5명 중 4명은 식료품점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는 줄었으나 방문 트래픽이 증가하여 이익이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자연 재해, 공급망 차질 등 여러 이유로 전문가들은 9월까지 식료품 가격 인상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지출을 줄이기 위해 더 다양한 식료품 할인점을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고 할인 쿠폰과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유통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줄 가성비 상품 구성, 할인 쿠폰, 포인트 적립, 자체 PB 상품 개발 등의 노력으로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 시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KOTRA 해외시장뉴스: 캐나다 통계청, 월스트리트 저널, Loblaws, Metro, KOTRA 토론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