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캐나다 펀드와 반도체공장 300억달러 투자 합의

A construction crew works near the new Intel semiconductor manufacturing plant construction site in Johnstown, Ohio, Friday, Aug. 5, 2022. Construction is expected to accelerate following Congress' approval of a package boosting the semiconductor industry and scientific research in a bid to create more high-tech jobs in the United States and help it better compete with international rivals. (AP Photo/Paul Vernon)/2022-08-22 19:34:37/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캐나다 자본과 손잡고 3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23일(이하 현지시간) 합의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빼앗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 온다는 계획의 첫 출발점이다.
인텔은 캐나다 브룩필드인프라파트너스와 함께 합작사를 설립해 반도체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텔이 지분 51%를, 브룩필드가 나머지 49%를 갖는 조건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150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49%를 갖는다.

돈만 대는 것은 아니다.

브룩필드가 확보하고 있는 운송라인·데이터센터·무선 통신 탑 등 인프라 자산 개발 노하우도 제공한다.

인텔은 양사간 합작을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자본조달 모델”이라면서 이는 그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는 브룩필드와 합의는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첫 걸음이라면서 이를 통해 자금 압박 없이도 생산역량을 확충하는 동시에 더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합작사의 반도체 공장은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들어선다.
운용자산 규모가 7500억달러를 넘는 브룩필드가 인텔과 손잡고 반도체 공장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반도체 장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순환에 즉각 대응이 어려운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외부 투자자가 막대한 자금을 댄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적인 전망이 안정적이고, 밝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뜻한다.

팻 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반도체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반도체 매출이 약 2배 폭증해 1조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간에 단기적인 반도체 경기순환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이 부진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의 합작사 출범은 반도체 투자의 새 가능성도 열었다.

반도체 산업은 엄청난 돈이 드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반도체 산업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분의1 수준으로 정밀해지면서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에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해지고 있다.

보스턴컨실팅그룹 분석에 따르면 대형·첨단 반도체 설비를 구축하려면 최첨단 항공모함이나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훨씬 돈이 많이 든다.

반도체 업체의 자본만으로는 생산역량 확대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임을 예고한다.
인텔이 자본 합작을 통한 설비 확충 새 장을 연 가운데 삼성전자와 TSMC도 대규모 설비 확충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MSC는 지난해 생산 확대를 위해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3년 동안 205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거듭된 실책으로 이들에 크게 뒤쳐져 시장 영향력이 쪼그라든 인텔은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의 지원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반도체 공급망이 아시아에 집중된 점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각국을 부추겨 이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인텔이 짓되 각국 정부가 세제지원을 비롯한 경제적 혜택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인텔은 지난해 이 지역에 200억달러를 들여 반도체 생산 설비 2곳을 확충하기로 했고, 오하이오주와 독일에도 각각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해 새 설비를 건설하기로 하고 일부 작업을 시작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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