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중환자실 폐쇄 속출…캐나다 의료 위기

앵커]
캐나다에서는 간호사가 크게 부족해지면서 의료 현장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문을 닫고, 환자가 의료진을 만나려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등 상황이 심각한데요.

무슨 영문인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은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캐나다 간호사연합연맹(CFNU)에 따르면, 올여름 캐나다 전역에서 200개 넘는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폐쇄됐습니다.

환자들이 의료진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크게 늘었습니다.

캐나다의 의료 체계가 이처럼 위기를 맞은 건 간호사 숫자가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에이미 이어하트 / 응급실 간호사 : 간호사가 부족해서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여섯 시간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이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어요.]

[파티마 모하메드 / 중환자실 간호사 : 간호사가 부족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호사들이 아프기까지 해요. 이런 현실이 반복되면서 대기 환자들은 넘쳐 흐르고 있죠.]

간호사 부족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 간호사들이 대거 은퇴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퇴직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성영주 / 간호사 : 제가 아는 두 분도 65세까지 한다고 했는데 일찍 은퇴하셨어요. 나 자신의 건강,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나로 인해서 내 가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위험에 대한 두려움….]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캐나다 전역에서 간호사 인력이 약 13만7천 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남은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은 그만큼 커졌습니다.

최근 발표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사 네 명 중 한 명꼴로 3년 안에 이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간호사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10년 전 없앤 연방 최고 간호관을 최근 부활시키면서,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별로도 캐나다 이민을 원하는 간호 인력에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박희태 / 공인 이민 컨설턴트 : 최근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비숙련 간병인이라 할지라도 낮은 점수로라도 이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연방정부도 작년에 간호 인력 등 필수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대책을 가동했고….]

하지만 벌써 코로나19 발생 3년째에 접어들었고, 간호사 사회가 그동안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만큼 정부가 더 신속히 대응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제때 치료받기를 원하는 환자들과 과로에 시달리는 현장의 간호사들 모두 한시라도 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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