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BoC)이 7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높여 거의 15년 만에 최고로 올리면서도 이례적 금리인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현재 캐나다의 기준 금리는 4.25%로 2008년 1월 이후 최고다. BoC는 금리를 지난 9개월 동안 400bp(1bp=0.01%p) 올려 역대 가장 가파른 속도의 긴축을 단행했다. 목표를 크게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가 이어진 것이다.
BoC는 이번 금리인상을 결정하며 여전히 성장이 강하고 고용시장도 너무 뜨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 동안 사용하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는 사라졌다. BoC가 이번에 내놓은 성명에서 앞으로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할 것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CIBC캐피털마켓의 아베리 센펠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긴축 사이클이 절정에 달한 것 같지만 지금처럼 더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고통이 필요하다. (과열된) 경제 성장을 늦춰 인플레이션을 식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 직전 머니마켓은 BoC가 금리를 25bp 올릴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로이터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미미한 과반으로 50bp 인상을 예상했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2.9%였는데 예상을 상회했고 경제에서 “수요는 여전히 과도”하며 고용시장은 아직 뜨겁다고 BoC는 평가했다. 하지만 10월 경제 데이터를 보면 내년 여름까지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지된다고 BoC는 강조했다.
BoC는 성명에서 “앞으로 (금리 결정) 운영위원회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되돌리고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책 금리를 더 올릴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6.9% 올랐는데 2% 목표보다 여전히 3배가 넘어 “아직 너무 높다”고 BoC는 지적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지난 3개월 동안 하락해 “물가 압박이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BoC는 설명했다.
머니마켓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캐나다의 금리 고점(최종 금리)을 내년 6월 4.43%로 예상하는데 이번 금리인상 결정 이전보다 7bp 올라갔다. 앞으로 25bp 인상이 최소 한 차례 더 있을 확률은 75%로 선물가격에 반영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수석 캐나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BoC가 정책금리 인상폭을 50bp로 결정하며 다소 비둘기적(완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한다’는 기존의 구체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월 마지막으로 금리가 25bp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BoC는 이번 긴축 사이클의 끝자락에 매우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만약 BoC가 과도한 긴축(overshoots)을 단행한 것으로 판명나면 경기침체는 예상보다 더 깊어질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현재 이 같은 위험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3% 올랐는데 지난 11월 4일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가 반등한 것이다. BoC의 다음 정책결정회의는 내년 1월 25일로 거시경제 전망도 업그레이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