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트뤼도 “핵심광물 협력…워킹홀리데이 3배로 늘려 1만2000명”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세계 최대 수준의 에너지 자원 보유국인 캐나다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양국은 기존 군사 정보의 공유 범위를 방산 분야까지 확대하는 새 비밀정보보호협정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기존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전면 개정하는 청년교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연간 쿼터를 4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3배 확대하고 연령 상한을 30세에서 35세로 늘리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 정상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공급망과 청정에너지 전환, 에너지 안보 전반에 이르는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등 배터리 원자재가 풍부한 광물 수출국가다. 우리 정부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캐나다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산업과 소형모듈원전(SMR), 천연가스, 수소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를 식별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회담에 앞서 이날 오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만났다. SK는 캐나다에 청정에너지와 전기차용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생산시설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 퀘백에 연간 생산 3만 톤(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양 정상은 체결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새 비밀정보보호협정은 상대국의 군사, 방산 등 비밀정보를 자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하고 기존 정부뿐 아니라 군수산업분야 민간기업까지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999년 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 공동체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속한 캐나다와 정부 간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체결한 바 있다. 양국이 방산협력 확대를 지원키로 한 만큼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우리 군 잠수함의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규탄하고 “러시아의 잔혹한 행동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 근본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을 겨냥해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뤼도 총리는 국회에서 23분간 연설했다. 외국 정상의 국회 연설은 6년 만이임에도 전체 의원 300명 중 절반이 조금 넘은 160여 명만 참석해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외국 정상에 대한 예우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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