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자력 산업 동향

캐나다 천연자원부의 ‘에너지 보고서(Energy Fact Book) 2022~2023’에 따르면, 캐나다는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4% 비중을 차지하는 세계 6위 에너지 생산국으로, 에너지 산업은 캐나다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업은 캐나다 2021년 GDP의 9.7%(약 223조 원)를 차지했으며, 63만4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내 고용 시장의 3.4%에 달하기도 한 핵심 산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2년 320개의 청정에너지 및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114조441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에너지 산업에 주목하는 추세다.

* 캐나다 에너지 산업 동향 및 개요

원유와 우라늄, 천연가스 등 캐나다의 주 생산 연료이자 대표적인 온실가스 유발 물질인 화석연료는 캐나다 총에너지 생산량의 44%, 총에너지 공급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높다. 이는 2020년 캐나다 총 온실가스 방출량의 80%를 차지하며, 전 세계 평균 방출량인 7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캐나다는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 궁극적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6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캐나다의 기후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 생산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이를 통한 에너지 생산 파트에서의 넷제로 달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캐나다 원자력 산업 규모 및 발전소 현황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캐나다 에너지 발전량은 총 640TWh에 달했다. Twh(테라와트시)는 1시간 동안 소비된 전력량을 의미하는 전력의 기본 단위로, 1TWh는 1시간당 1조 W(와트)의 전력을 생산함을 의미한다. 640TWh의 총생산량 중 수력발전이 61.3%, 원자력 12.9%, 종합 비재생 가연성 연료 19%, 풍력 6.1%, 그리고 태양열이 0.5%를 차지했다. 12.9%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은 캐나다 전력 공급에 있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에너지원이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스, 석탄 등의 에너지를 대체 가능한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유망하다.

또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주이자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 중인 온타리오주는 총 전력의 24%만을 수력발전을 통해 공급 중에 있는데, 제조업과 같은 대형 산업이 크게 발달한 온타리오주의 전력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수력 발전과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원은 모든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 더불어, 캐나다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2050년 넷제로 달성이 시급해진 만큼, 화석 연료를 대체하면서도 당장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력 공급 과제의 해결책 중 하나가 원자력 발전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실제로, 온타리오주는 주 전체 전력의 6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캐나다 내 원자로 19기 중 1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온타리오주에 위치한다. 아울러, 2023년 6월 기준, 캐나다는 19기의 원전을 통해 1만3624㎿(메가와트, 10만㎿ = 1T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동 중인 원자로는 모두 캐나다원자력유한공사(Atomic Energy of Canada Limited, AECL)가 자체 개발한 CANDU, 즉 물을 사용하는 중수로(重水爐) 방식이다. CANDU(Canadian Deuterium Natural Uranium Reactor) 원자로는 1950년대 후반에 개발됐고, 캐나다의 기술 전수를 통해 한국 등 전 세계에 총 29개의 CANDU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 캐나다 원자력 발전 산업 주요 이슈

캐나다는 CANDU 원전에서 더 나아가 이를 대체하는 신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원전 산업의 선두 주자로 나아가고 있다. 노후화된 기존의 원자로를 신기술을 도입한 새 원자로로 교체해 지속 운용하는 것은 물론, 안정성과 가용성을 보완한 획기적인 원자로의 새로운 도입을 계획하며 전 세계 원전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 노후화된 원전 수리 및 개조 후 재가동: 달링턴 재건 사업(Darlington Refurbishment Project)

온타리오발전소(Ontario Power Generation, OPG)는 2016년 달링턴 원자력 발전소의 4개 원자로를 가동 중지 후, 10년에 걸친 달링턴 개조 사업 진행 계획을 발표했다. 동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후화된 4개의 원자로를 개조 및 보수해 향후 몇십 년간 재가동하는 것이다. 2023년 6월 기준, 원전 2호기는 2020년 개조 및 승인 완료돼 재가동 후 온타리오주에 전력을 공급 중이며, 원전 1, 3, 4호기는 수리 및 재조립 과정을 거치고 각각 2025년, 2024년, 2026년에 순차적으로 재가동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12조6280억 원이 투자됐으며, 온타리오주에 1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87조8038억 원의 GDP 성장 효과, 그리고 향후 30년간 재생 가능 저탄소 에너지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사업이다.

2) 새로운 원전 기술력 도입: 캐나다 4개 주 정부 연합,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 유치 협력안 발표

소형 모듈 원전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를 뜻하는데, 기존 대형 원전 출력(1000~1500㎿급)의 3분의1에서 5분의1 이하 규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300㎿급 이하를 소형 원자로, 700㎿급 이하를 중형원자로로 분류한다. SMR은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 위해 개발됐다. 크기를 작게 하기 위해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넣은 원자로 모듈 형태로 일체화했다.
2022년 3월, 온타리오주, 서스캐처원주, 뉴브런즈윅주, 앨버타주는 ‘소형모듈형 원자로 발전 전략(Strategic Plan for the Deployment of Small Module Reactors)’을 발표했다. 동 계획안에 따르면 온타리오주에 SMR 1기, 서스캐처원주에 SMR 4기를 건설할 경우, 16조7715억 원의 GDP 증가와 5조3274억 원의 정부 수익이 예상된다. 2023년 6월 기준,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Canadian Nuclear Safety Commission, CNSC)에는 19개의 소형 모듈 원전과 초소형 모듈 원전(Micro Modular Reactor, MMR) 디자인이 신청된 상태이며, 캐나다 천연자원부는 해당 협력안을 석탄화력발전의 15%와 천연가스 발전의 5%를 SMR로 대체할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SMR 대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주요 공관은 아래와 같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SMR이 비교적 적은 투자 비용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면에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가정뿐만 아니라, 각 산업에서 에너지 사용 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외곽 지역에서도 디젤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경쟁력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 달링턴 SMR 원전 개발 사업(Darlington New Nuclear project)

OPG는 2030년까지 달링턴 부지에 미국-일본 협력사인 GE-HITACHI의 BWRX-300 원자로 1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OPG는 2022년 부지 선정 및 시공 준비를 완료, CNSC에 최종 라이선스 신청을 완료했으며, 2024년 건설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4년간의 건설 과정을 거쳐 2028년 가동 승인을 받게 되면 2029년에 가동 예정이다. OPG의 발표에 의하면 기술 개발은 GE-HITACHI가, 건축 엔지니어링은 캐나다 SNC-Lavalin이, 건설은 캐나다 AECON 파트너십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OPG가 채택한 BWRX-300 원자로는 원격 조정을 통해 150~300㎿e의 전력 조달이 가능하고 60년의 작동 수명을 가졌다. 동 원자로의 가동을 통해 석탄 연료의 사용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고, 축구장 크기의 작은 건설부지 면적만을 요하기 때문에 수명을 다한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에 건설하는 방법도 있다.

KOTRA 토론토 무역관은 OPG와 직접 진행한 미팅에서 SMR을 채택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었다.

– 여러 개의 모듈의 전원을 원격 조정을 통해 개별적으로 끄고 켤 수 있어 출력 조절에 유연성이 높다.

–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한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다.

– 최소 6년 이상의 부지 건설 및 설치 작업이 필요한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공장에서 모듈로 제작하고 운반할 수 있어 건설 비용과 시간 소요가 적다.

– 원자로 모듈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방사능 사고에 대한 위험이 비교적 적다.

4) 원자력 발전 필수 광물 생산 확대: Cameco, 2024년부터 우라늄 증산 발표

캐나다 최대 우라늄 생산기업인 카메코(Cameco)는 2018년 1월 이후 우라늄 시장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및 수요의 증가, 전력 소요 증가,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서스캐처원주의 우라늄 생산 공장의 생산량을 2024년까지 60%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Cameco Invest의 최신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우라늄의 시장 가격과 예상 가격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화석 연료의 대체원으로써 원전 산업의 수요 증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원전 산업의 세계 동향과 캐나다 원전 산업의 경쟁력

소형 모듈 원자로는 대형 원전에 비해 투자비가 적고 방사능 관련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에 호주, 덴마크, 이탈리아, 폴란드 등 원전을 가동하지 않는 국가들도 SMR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 체코, 일본, 영국에서 소형 모듈 원자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에 따르면, 회원국 20개국이 2035년을 목표로 SMR 연구 및 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전 세계적으로 80개 이상의 SMR 시안이 개발 중이다. 이미 러시아의 페베크(Pevek)와 중국의 산둥(Shandong)에서는 2022년 각각 2개의 SMR 원자로를 시험 개시 및 운영해 외곽 지역 가정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기도 했다. 지정학적으로 넓은 부지와 풍부한 자원을 지닌 캐나다는 원전 산업 분야에서 투자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투자, 그리고 OPG 등 관련 기업의 기술력 확보 등이 연계돼 캐나다 원전 산업은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의 관계 및 시사점

지난 5월 17일, 한국-캐나다 국교 수립 60주년을 맞아 방한한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국과 캐나다의 포괄적인 전략 파트너과 경제 상호 의존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했다. 트뤼도 총리는 특히 1983년 경주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서 운행을 개시한 캐나다의 CANDU 원자로를 언급하며, 원자력 에너지의 리더인 한국과 캐나다의 탈탄소 사업 협력이 넷제로 달성과 청정 경제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전 산업 관련 한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다. 두산중공업은 1991년 10월 월성 2호기를 시작해 월성 3, 4호기의 건설에도 참여했으며, 이후 진행된 AECL의 원자로 생명 연장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전적이 있다.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6월 미국 원자력 기술 및 서비스 제공업체인 Ultra Safe Nuclear Corporation의 지분을 인수 후, 4세대 초소형 모듈 원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캐나다 최대 규모의 원자력 연구소인 초크리버(Chalk River)원자력연구소와 상세 설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한국형 소형원자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탄소 감축에 활용하기 위한 상호협력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앨버타 제이슨 케니(Jason Kenney) 주지사는 한국의 원전 기술을 신뢰하며, SMART를 포함해 한국형 SMR인 중소형 다목적 일체형 원자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자력 발전 운용 국가로서, 캐나다 주요 원전 기업에 신뢰받는 원자력 산업 기술 보유국이다. 캐나다 내에서 원자력 의존도가 상승하고 원자력 관련 신기술 도입이 주목받는 만큼, 캐나다의 소형 모듈 원자로 기술 관련 파트너십과 대규모 프로젝트는 원자력 업계의 주목 대상이다. 소형 모듈 원자로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기술 론칭뿐만 아니라 관 및 보수 등 장기적인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우리 기업이 캐나다 정부 또는 원전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 및 캐나다 원전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한다면, 이는 세계 시장의 진출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자료: 캐나다 통계청, 캐나다 천연자원부, OPG, NRCan, Canadian Nuclear Association, IEA, CNSC, Cameco Invest, AECL, KOTRA 토론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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