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디지털세’ 독자 도입에…美 “무역보복 나설 수도”

캐나다에서 내년 초부터 정보통신(IT) 기업들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걷기로 한 방침을 둘러싸고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캐나다는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 국민에게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캐나다 국민의 디지털 데이터를 판매하는 IT 기업들에 해당 매출의 3%를 과세할 예정이다. 구글·메타 같은 글로벌 IT 기업이 여러 국가들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적게 지불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유사한 다자조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캐나다가 독자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2021년 140여개국은 이른바 ‘글로벌 디지털세’ 협정을 맺기로 합의하고 논의를 이어 왔다. 골자는 다국적 기업이 매출 발생 국가에 최소 15%의 세율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코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는 캐나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단독 행동을 한다면 미국 정부는 무역에서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거대 IT 기업들이 대부분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어 미국은 과세 자체에 부정적이다.

반면 캐나다는 최근 협정 시행 시점이 2024년에서 2025년 초로 연기돼 불가피하게 독자 대응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캐나다는 줄곧 2024년까지 다자조약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독자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에는 이미 디지털 서비스세가 도입돼 있다는 점도 캐나다가 독자 대응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다만 골디 하이더 캐나다경제연합회 회장은 “이번 갈등은 세금이 아니라 무역 문제”라며 정부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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