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적 시크교 지도자 피살사건으로 캐나다와 외교 갈등을 빚은 인도가 잠정 중단했던 캐나다인 비자 발급업무를 부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달 넘게 지속된 양측 갈등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 주재 인도 대사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8개 비자 범주 가운데 입국, 비즈니스, 의료, 콘퍼런스 등 4개 범주의 비자 발급을 재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대사관은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들의 안전에 관한) 캐나다 당국의 최근 조치 등 안보 상황을 검토한 끝에 비자 발급 (부분) 재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관과 총영사관은 계속해서 비상 상황에 대처할 것”이라면서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계속한 뒤 추가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사관은 비자 발급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사관의 이런 조치는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지난 22일 수도 뉴델리에서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들의 안전 문제에 진전이 보이면 캐나다인 비자발급 업무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양국 간 외교갈등은 지난달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피격 살해된 캐나다 국적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의 암살 배후에 인도 정부요원이 있다고 밝힌 후 인도 외교관 한 명을 추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인도는 트뤼도 총리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발하면서 자국 주재 고위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했고 캐나다 주재 인도 외교관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캐나다인 비자 발급도 잠정 중단했다.
캐나다 측은 최근 인도 측 요구로 인도 주재 자국 외교관 41명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번 인도 대사관 발표에 대해 캐나다 측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인도 측의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하르지트 사이잔 캐나다 비상대책부 장관은 “캐나다인을 위한 좋은 소식”이라며 강한 인적 유대관계가 있는 양국 국민이 서로 오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잔 장관은 캐나다 인구 중 140만명이 인도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니자르 암살사건과 관련해 “캐나다 땅에서 캐나다인이 살해됐다”면서 인도는 (캐나다 당국의) 범죄수사에 여전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