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땅이 넓은 캐나다가 주택용 토지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마당 넓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다. 이런 현상 때문에 집 값도 계속 오름세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표준 주택 가격은 15% 상승해 룩셈부르크에 이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캐나다 주요 도시와 인근 지역에 주택용 토지가 부족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로버트 호그 캐나다 로열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의 토지가 부족한 것은 유럽, 일본 등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했다.
캐나다 주택 보유 비율은 영국, 프랑스, 미국보다 높은 편이다. 주로 큰 주택을 선호하는데 코로나19 유행 후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 실제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오타와 등 주요 도시 인근 18개 지역에서 거래가 이뤄진 주택의 60% 정도가 단독 주택이었다. 아파트 거래는 25%를 차지했다.
이 같은 주택 거래 분위기와 달리 10년 간 신규 공급된 주택의 60%가 아파트였다. 단독주택은 25%에 불과했다.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해 건설사들이 아파트 위주로 공급하면서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생겨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3월 캐나다 대도시 지역 신규 공사 건수 중 단독 주택 비율은 19%로, 전년 24%보다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단독 주택 비율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전체 주택 건설 건수가 줄었다.
캐나다 사람들이 미국 국경과 가까운 일부 도시에 몰려 사는 것도 주택 가격이 오르는 요인이다. 캐나다 국토 면적은 영국의 40배에 이른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사무실이 몰린 도시 인근 지역 거주를 선호한다.
캐나다 정부가 이민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심해지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노바스코샤 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G7국가 중 인구 1000명 당 주택 수가 가장 적다. 앞으로 주택은 물론 아파트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