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 유럽 휘청…확진자 폭증에 다시 규제

유럽 전역에 팬데믹 어둠이 드리우면서 그간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를 시행해오던 국가들이 방역 강화로 선회하고 있다.

24일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지난 한주간 250만 명의 신규 확진자와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 가운데 67%에 달하는 수준이며 전주 대비 11% 늘어난 수치다.

유럽이 팬데믹의 진원지로 급부상한 것은 Δ특정 국가의 낮은 백신 접종률 Δ전염성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 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방역 규제 완화 Δ겨울철 바이러스의 사멸 기간이 길어진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전체 인구 67.7%가 백신 완전접종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국가별 접종률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완전 접종률은 86.7%인데 반해 불가리아는 24.2%에 그치고 있는 상황.

◇ 이탈리아·슬로바키아·네덜란드·폴란드, 방역 고삐 조인다

유럽이 또 다시 팬데믹의 진원지로 부상하자 전역에서는 방역 강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루 1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중인 이탈리아에서는 다음 달 6일부터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알 수 있는 면역 증명서 ‘그린 패스’가 도입된다. 15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들은 식당, 영화관, 스포츠 경기장 출입이 불가능해지며 보건 종사자들은 부스터샷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이같은 조치는 1월 15일까지 한 달간 시행된다.

사상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1만 명을 돌파한 슬로바키아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주간 록다운(봉쇄)에 돌입한다. 에두아르트 헤거 슬로바키아 총리는 “기존 조치들이 효과를 보이지 않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우리는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역시 이번 주 내로 신규 방역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성인 인구의 약 85%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으나 코로나19 발병률은 최근 일주일 새 40% 급증한 15만4000건에 달한다. 이에 휴고 드 용헤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방역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감염률이 높다. 입원률이 예상을 뒤엎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폴란드 또한 확산세가 유지될 경우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담 니에지엘스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우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없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우리는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3800만 인구’ 폴란드의 일일 확진자 수는 2만8000명대이며 완전접종률은 54% 수준이다.

네덜란드에서 방역 규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 “내년 3월까지 최대 70만 추가 사망 가능성”…WHO의 경고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7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질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오자 유럽연합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긴급대책 촉구에 나섰다.

WHO는 지난 23일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7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유럽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2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WHO는 올겨울 유럽 53개국 가운데 49개국의 중환자실(ICU)이 포화할 수 있다면서 긴급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유럽CDC는 24일 모든 성인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했다. 아몬 ECDC 국장은 “모든 성인, 특히 40세 이상을 우선한 부스터샷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7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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