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가 ‘흑인 전용 연극 일정’을 발표해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뉴욕포스트가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캐나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는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을 맞아 흑인만 입장할 수 있는 연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예술센터 측은 ‘블랙 아웃’이라고 명명한 행사에서 흑인 여성 작가가 집필하고 흑인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이즈 갓 이즈'(Is god Is)를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즈 갓 이즈는 흑인 여성 작가 알레시아 해리스가 집필한 연극으로, 흑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도덕적 일탈·가족의 붕괴를 그린 작품이다. 아기였을 때 화상 흉터를 가지게 된 흑인 쌍둥이 자매 ‘라신’과 ‘아니아’는 신(God)이라고 불리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자매와 만난 어머니는 ‘남자’라고 불리는 그녀들의 아버지가 자매에게 불을 질러 흉터를 남겼다며, 서쪽 계곡으로 가 아버지를 죽일 것을 종용한다. 자매는 집을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가 새로 꾸린 가정을 마주하기 위해 서쪽 계곡으로 향한다.
예술센터 측 관계자는 “블랙 아웃은 흑인들이 같은 커뮤니티와 함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행사 당일 흑인 관객들은 전용 공간에서 흑인들의 경험을 생생하게 반영한 연극을 관람할 수 있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의 발표는 즉각적인 ‘역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이건 흑인들의 문화적 아파르트헤이트(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인종차별)이다. 해당 연극을 보이콧해야만 한다”라는 글을 남겼으며, 다른 누리꾼은 “오타와 국립 예술센터는 백인들만 참석할 수 있는 공연도 주최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역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토론토의 유명 극단들 역시 속속 흑인 전용 연극 행사를 주최하겠다 발표하고 있다. 한 극단은 웹사이트를 통해 “만약 흑인이 아닌 사람이 연극에 입장하려 한다면 극장 직원이 직접 양해를 구할 것이다. 우리는 이 직원들을 최대한 ‘비(非)흑인’으로 고용하려 하고 있다. 비흑인 직원, 경영진 등이 불미스러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