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냉’ 집값 때문?…캐나다 중앙은행, 금리인상 중단 선언

지난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던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 중단’을 선언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으로, 당분간 시간을 갖고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5일 BOC는 정책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를 기존 4.25%에서 4.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15년만에 최고치다. 다만 인상폭은 0.5%포인트보다 줄어든 것으로, BOC가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도 일치한다.

이날 BOC는 금리 인상과 함께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써는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 같다”면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과도한 수요와 과열된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BOC는 지난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했다. 이후 기록적인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해 10개월만에 기준 금리를 4.25%포인트 끌어올렸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8.1%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지난해 12월 6.3%까지 둔화됐다.

맥클렘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2%)를 달성하기까지는 아직까지 멀었다”면서도 “우리는 인플레이션 고비를 넘기고 있으며, 최근의 물가하락 추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BOC는 통화정책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이 각각 3.6%, 2.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블룸버그는 시장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BOC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첫 번째 은행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하락 추세와 함께 주택 시장이 급격히 둔화함에 따라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BOC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BOC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됐다고 보고, 이르면 10월에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이스 멘데스 데자르댕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 이번이 이번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BOC는 이날 “금리 인하를 논하기는 시기 상조”라며 예단을 경계했다.

그간 BOC가 통화정책에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발을 맞춰온 만큼, 이번 BOC의 결정이 타국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고점에 달하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연준은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로이터는 “연준이 내달 긴축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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