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멀어지는 캐나다···“공산당이 장악” AIIB 탈퇴하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중국 공산당에 지배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캐나다 정부가 AIIB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AIIB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출범한 다자개발은행이다. 캐나다가 AIIB 탈퇴를 결정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한층 나빠질 전망이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AIIB를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며 “캐나다는 AIIB와 관련된 정부 활동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기된 의혹 및 캐나다의 AIIB 참여를 재검토할 것을 재무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캐나다인인 밥 피커드 AIIB 국제소통 이사는 이날 “AIIB를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취임 15개월만에 사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독한 문화 때문에 떠난다. AIIB는 공산당원이 지배하는 조직”이라며 “캐나다가 AIIB로부터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따로 제시하진 않았다.

AIIB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금융기구로 106개국의 회원국을 두고 있다. 캐나다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 집권 후 2018년 AIIB에 합류했으나, 야당은 AIIB가 ‘태평양에서 권위주의를 수호하는 체제’라면서 탈퇴를 요구해 왔다.

이날 캐나다 정부는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AIIB를 탈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권위주의 정권(중국)이 이같은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재무부 재검토 절차는 신속히 진행돼야 하며, 결과에 따른 그 어떤 조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커드의 주장과 캐나다의 대응에 대해 AIIB 측은 “근거 없고 실망스러운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AIIB는 “피카드의 사임을 수용했다”며 “재임 기간 내내 그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권한을 줬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캐나다 오타와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AIIB가 중국 공산당에 통제된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로 지난 5년여간 냉각돼온 캐나다-중국 관계가 더욱 나빠지리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3일 캐나다 왕립기마경찰(RCMP)은 중국이 보수당 연방의원을 위협하려 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는 자국 내에서 중국이 불법 경찰서를 운영하고 선거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은 이러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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