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하나 찾아 왔습니다
삼베 바지 무명 적삼을 자랑으로 하는
당신의 조국애와 동포애가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 하나
심해의 해초와 같은 깊은 영혼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참된 삶을 살려 노력하는 당신
언제나 겸양의 미덕으로
겸허와 배려심이 마음 속에서 묻어나는 당신
부정한 것을 언제나 긍정으로 소화하며
남의 잘못을 나의 잘못으로 포용하는 모습
남의 슬픔을 나의 슬픔으로
남의 보잘 것 없는 온정과 사랑을 못 잊는 당신
남의 고난을 나의 고난으로 받아들이는 당신
나는 그런 당신을 그리워 합니다
자신의 고통을 남에게 알리지 않는 당신
언제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생사를 보는 당신
남을 위하여 온갖 희생을 하면서
희생의 댓가를 바라지 않고 살아가는 당신
세상 인심이 당신을 모함하고 질시를 해도
당신은 어느 누구도 탓을 하지 않는 사람
언제나 남을 폄훼하지 않고
남의 인격을 존경하는 당신
나는 당신같은 사람 하나 그리워 합니다
내 고향 동구밖에서 들려오는 까치 울음소리
그 까치 울음소리 멈추면 탁란(托卵)의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 그리워 같이 울어 본답니다
탁란이 되어 반세기를 살아온 이 탁란
나의 조국 어머니의 탁란의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 같은
그 땅 나의 모든 것을 포용해주고 사랑해주는
그님을 찾아 갑니다
오 님이여 이 탁란의 심장을 자맥질하는 낭인을
잊지 말아주오 잊지 말아주오
내가 그리는 그 님 같은 님을 찾아 방랑의 길 헤매도는
낭인 시인의 순애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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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반세기를 남의 땅에 둥지를 틀고 살아온 화자가 지병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차 2023년 9월 27일 조국을 찾으면서 쓴 근작시 한편 상재합니다. -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