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진단키트 80% 성능 미달
네덜란드는 마스크 전량 회수
중국 의료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유럽에 대거 수출하고 있지만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지는 등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현재 102개의 중국 의료업체가 유럽연합(EU) 통합규격(CE) 인증을 받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기술 개발에 매달렸던 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맞춰 의약품 인증을 받기가 수월한 유럽 진출을 적극 모색한 결과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최대 진단기술 업체인 BGI는 2월 초 하루 20만 개의 진단키트를 생산했으나 현재는 미국과 유럽 수출용으로 하루 60만 개를 제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사시의 한 바이오 기업은 중국에선 동물시험 인증만 받았지만 유럽에선 CE 인증을 받고 지난 17일부터 진단키트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하루 3만 개씩 수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준비가 미진한 기업들이 수출에 뛰어들면서 불량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선전시의 바이오이지는 스페인 정부에 80% 정확성을 보장하며 진단키트 34만 개를 수출했으나 정확도는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에서도 정부가 비행기로 긴급 공수한 중국산 진단키트의 불량률이 80%에 달했다. 필리핀 정부도 28일 중국산 진단키트의 정확도가 40%밖에 안 된다며 전량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진단키트뿐 아니라 마스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1일 중국 업체로부터 수입한 마스크 130만 장이 품질 기준에 미달해 전량 회수한다고 29일 발표했다. EU 관계자는 “부족한 의료용품을 조달하기 위해 서두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에 품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