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닫혔던 학교 문 드디어 이달 13일부터 열린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4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오는 13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 개학을 순차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학년은 이달 20일부터 세 차례로 나눠서 순서대로 등교한다.

앞서 애초 3월 2일로 예정됐던 신학기 개학은 코로나19로 여러 차례 연기됐다. 결국 지난 3월 31일 교육부가 발표한 ‘온라인 개학 방침’에 따라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지난달 9일부터 고학년부터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보름째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전 0시 대비 8명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월부터 실행해 온 ‘사회적 거리 두기’를 오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휴기간 후 최소 14일

유 장관은 “방역당국과의 협의 결과, 본격적인 대다수 학생의 등교 수업은 5월 연휴기간 후에 최소 14일이 경과되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30일(석가탄신일)부터 5월 1일(근로자의 날)을 거쳐 주말, 그리고 5월 5일(어린이날)로 이어진 ‘황금연휴’를 주목해왔다.

앞서 정세균 총리 역시 황금연휴가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의 마지막 고비”라며 “우리 사회가 방역과 일상을 조화롭게 병행할 역량이 있는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등교 수업은 5월 연휴가 끝난 후 정확히 2주 뒤인 5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유치원 또한 오는 20일부터 문을 연다.

다만, 진로와 진학에 부담이 큰 고등학교 3학년은 황금연휴로부터 일주일 뒤인 13일 가장 먼저 등교한다.

교육부는 “교원·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고3이 우선 등교하는 방안에 교원의 76.9%, 학부모의 85.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20일부터는 중·고등학교는 고학년부터, 초등학교는 저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20일부터는 고2·중3과 초 1∼2학년이 등교하고, 27일부터는 고1·중2와 초 3∼4학년이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6월 1일부터는 중1과 초 5∼6학년이 등교한다.

초등학교가 저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서 유 장관은 “초등학교 1·2학년은 학생 발달 단계상 원격수업보다는 대면수업이 효과적이고, 초등긴급돌봄 참여자 대다수가 이미 초등 저학년 학생들인 점을 고려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역별 코로나19 추이와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이 다른 점을 고려해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등교수업 병행 운영 ▲오전·오후반 운영 등을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또한 농산어촌 등의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는 모든 학생이 등교해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하고 돌봄수요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5월 13일부터 전 학년 등교 수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점심시간 풍경 바뀐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이 시작되기 전에 가정에서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 발열 등 증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수업을 들을 때는 1∼2m 간격을 두고 앉아서 수업을 듣는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점심시간 풍경도 바뀐다. 급식 먹을 때는 자리 사이에 임시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책상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원격 수업하는 모습.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교육부는 원격수업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미지 캡션원격 수업하는 모습.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교육부는 원격수업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등교 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생기면 학생은 우선 교내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한다. 이후 보호자와 함께 선별진료소로 옮긴다. 만약 등교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학교는 보건 당국과 협의해 학생·교직원을 자가격리하고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원격수업 전환·휴업·휴교 등을 검토한다.

한편 방역 당국에서 코로나19가 올 하반기에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도 이런 우려에 대비해서 원격수업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등교 수업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교육부는 감염증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등교수업이 어려울 경우 신속하게 판단·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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