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와 홍수피해가 잇따르는 중국에서 싼샤댐 붕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만약 싼샤댐이 무너지면 얼마나 끔찍할까?’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주목을 받았다.광고
이 글은 녜셩저(聖哲) 쓰촨대 교수와 허웨이팡(賀衛方) 베이징 법대 교수가 싼샤(三峽)댐과 관련해 나눈 대화를 캡처한 게시물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녜셩저의 동료 학자 등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이뤄졌다. 메신저는 중국판 카톡인 위챗(微信·Wechat)이었다.
이에 따르면 먼저 싼샤댐 이야기를 꺼낸 것은 허웨이팡 교수였다.
그는 녜셩저 교수에게 “이제는 정말 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내부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녜셩저 교수는 “쓰촨대(구 청두과기대)에는 경험이 많은 수력발전 전문가들이 많다. 졸업생 다수는 수력발전 프로젝트 설계에 참여했고 댐을 연구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이 동문들은 샨샤댐에 관해서는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한다”며 “폭파하자니 어떻게 폭파해야 할지 모르고, 철거하자니 어떻게 철거해야 할지 모르고, 유지하자니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매우 위급하다”고 답했다.
둘의 대화를 기록한 게시물에서는 싼샤댐에 이상이 생기면 하류에 있는 대도시인 우한(武漢), 난징(南京), 상하이(上海)가 재난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도 있었다.
네셩져 교수는 중국의 유명한 교육자로 활발한 저술과 논평 활동을 펼치는 인플루언서다. 허웨이팡 교수도 법학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저명 학자인 두 사람이 실제로 해당 계정을 소유했는지, 직접 이런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싼샤댐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에는 중국의 콘크리트 역학 권위자인 황샤오쿤(黃小坤) 중국 건축과학원 교수 명의로 쌴샤댐 하류 주민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한다. 달아나라”라고 전한 글이 화제가 됐다.
황 교수는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커지자 당국에서 “싼샤댐은 100만 년 만에 발생하는 홍수에도 끄떡없다”고 수습에 나서야 했다.
싼샤댐에 관한 불길한 소문은 중국의 홍수피해만큼이나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현재 중국 대부분 지역은 장마철에 들어갔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폭우에 148개 하천은 수량이 경고 수위 이상으로 불어났고, 24개 성에서 홍수 피해가 나 900만 명에 가까운 수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22일에는 싼샤댐 상류에 위치한 충칭에서 하천 일부 구간 수위가 한때 205m까지 올라가며 80년 만에 가장 큰 홍수로 기록돼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그러나 홍수피해 소식이 연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매체들은 싼샤댐이 홍수를 막아줄 것이라는 보도 외에 별다른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관영매체는 중국 당국발표를 인용해 싼샤댐이 수위가 175m까지 견딜 수 있다고 전했다. CCTV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싼샤댐 수위는 147m까지 올라갔다. 싼샤댐의 홍수 통제 수위는 145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