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일본의 인구 감소속도가 예상과 달리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예방 활동이 다른 전염병의 유행을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사망자수는 79만58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7998명 줄었다. 일본의 사망자수는 2009년 이후 10년째 전년보다 1만7000~3만3000명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다인 138만1098명이 사망하는 등 전세계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인구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고령자의 사망이 늘어나 일본의 인구가 더욱 빠른 속도로 감소하리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예상과 달리 코로나19가 인구감소 속도를 제어하는 요인일 가능성을 통계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100만명을 넘은 반면 일본은 희생자수가 매우 적은 편이다. 11일 하루 동안 일본에서는 437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수가 9만203명으로 9만명을 넘어섰지만 사망자수는 1643명으로 확진자의 2% 미만이다.
전문가들은 사망자수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이유를 코로나19 예방대책이 광범위하게 실시되면서 다른 전염병의 발생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올해 5월까지 사인별 사망자수를 분석한 결과 폐렴, 독감 등 호흡기 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9066명 줄었다. 후생성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코로나19 이후 고령자를 중심으로 외출을 삼가고 사람간 접촉을 피한 결과 호흡기 계통 전염병 발생이 줄어들면서 사망자수도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별 사망자수를 비교해 봐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1월 사망자수가 8794명으로 가장 많았고 점점 줄어들어 5월에는 3635명으로 가장 적었다.
지난 겨울이 1946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따뜻했던 점도 사망자수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전년보다 사망자수가 감소했던 마지막해인 2009년도 기록적으로 겨울이 따뜻한 해였다. 따뜻한 겨울 덕분에 올초에는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매년 1만여명이 겨울철 독감으로 사망한다.
니시우라 히로시 교토대학원 교수는 “외출제한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이 앞으로 사망자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