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쓰지 못하고 호주머니에 쌓인 돈이 천억 달러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왔다. 감염 사태가 끝나고 나면 이 돈이 일시에 풀릴 공산이 큰데 첫째는 여행, 둘째는 투자에 쓰일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분석 결과이다.
CBIC는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서 현재 전체 가구가 저축해놓은 돈이 이 정도 규모에 이른다면서 이는 코로나 사태 기간 중 정상적인 소비활동이 위축된 데 따른 여파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것이 전체 가구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감염 사태 기간 하위 소득 직업군 중 20%가 일자리를 잃은 반면 상위 그룹에서는 새 일자리가 10% 더 창출되는 등 소득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게 보고서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 가구 소득 10만 달러 이상에서는 여론조사 응답자의 40%가 코로나 이전보다 저축액이 늘었다고 대답한 데 반해 5만 달러 이하 그룹에서는 같은 응답이 20%에 그쳤다. 다시 말해 부유층일수록 호주머니에 쌓인 돈이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감염 사태가 끝나고 나면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갈 것이냐는 데 궁금증이 모아진다. 그 규모와 향방이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울고 웃는 사람을 판가름할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CIBC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구소득 10만 달러 이상 응답자 중 36%가 그 첫 번째 사용처를 ‘여행’이라고 대답했다. 판데믹 이전인 2019년 캐나다에서의 여행, 레저, 숙박 부문에서 소득 상위 40%가 전체 소비의 57% 차지했고, 현재 호주머니 쌈짓돈도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의 답변인 만큼 현실로 이뤄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부문은 코로나 사태 기간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경제 분야이기도 하기에 판데믹 이후 시계추가 반대 끝으로 올라가는 것은 일면 당연하고도 환영할 일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관건은 그 시기가 언제냐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접종의 진척 상황과 이에 따른 정부 방역 규제 정책의 변화에 맞춰 얼어붙은 업계가 풀리는 시기가 결정될 텐데 적어도 올해는 넘겨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다음으로 많은 답변을 얻은 사용처는 ‘투자’와 ‘저축’ 부문이다. 뜻하지 않게 모아진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미래를 위해 불리거나 적어도 착실히 모아두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현재도 뜨거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더 달아오를 공산이 크다는 게 CIBC의 판단이다.
한편, 은행은 보고서 말미에 쌓인 돈이 일시에 풀리어 경기 반등이 이뤄지는 것은 좋으나 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통상적 현상과는 달리 “중앙은행과 연방정부가 모두 성급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금리 걱정은 당분간 안 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